의자에 진심이었던 비교적 젊은 날 내 최종픽은 허먼밀x의 에어x 이었음.
182에 99키로 짜리 몸뚱아리로 8시간 그냥 뭉개고 있어도 악착같이 버텨냄. 명불허전.
하지만 문제는 난방 부실한 외쿡에서 추운 날엔 허벅지가 넘나 시렵다는 거.
시나브로 가부좌를 틀고 양반다리 책상다리 된다는 거.
치졸한 꼬투리이긴 하지만 따스함이라곤 1도 없는 시퀴였음.
그래서 결국 3년 만에 버리고 귀국함. 시골 들어감.
의자따윈 필요없는 몸빵인생 시전. 3년 차에 골병 듦.
박하사탕 하나 빨다가 현타 옴. 살려면 다시 의자로 돌아가야함을...
의자에 관한 무한한 너그러움을 청산하고 깐깐하고 까탈스럽게 재고 따지고 의심하다 마침내 바투스를 찾아냄.
그리고 집에 불러들여서 열흘 간 거칠게 추궁함. (좌판을 밀었다 당겼다 틸팅 락을 잠갔다 풀었다 오 싱크로나이즈 틸팅이라고 그래 어디 끝을 보자꾸나. 말괄량이 삐삐가 와서 제발 그만하라고 할만큼은 해 봐야지. 그래야 뻥치지 않고 리뷰를 쓰지)
총평은 대략 이러함.
내 몸이 슬슬 삐딱해져도 자기 밸런스를 지켜냄. 안정감?
2층 정도에서 뛰어내려도 잘 받아줄 것 같음.
무엇보다 일과 쉼의 상반된 목적을 희한하게 다 채워줌.
굳이 꼬투리를 잡자면 너무 오래 쓸 것 같은 느낌적 느낌.
비용을 따지지 않는다면야 누구나 좋은 의자를 만들 수 있겠지만 제한된 비용 안에서 기능과 효율을 높은 수준으로 장착시킨 의자는 아무나 할 순 없겠다는 생각.
이 의자 볼수록 무척 단단하고 편안하고 보기 좋다. 기대된다.
이런 의자를 세상에 버젓이 내 놓은 사람들이.